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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8/14 할로윈 : 살인마의 탄생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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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mension Films/UEK 외

리메이크 영화를 보느니 원작을 한 번 더 보는게 낫겠다는 꼰대다운 편견을 간직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굳이 변명하자면 그것을 뒷받침해줄만한 사례들도 없지는 않았다. 세상에 존재하는 편견이란, 다들 그만큼의 이유는 가진 것이니 초라한 변명에 그칠 테지만. 이런 말을 서두에 붙인 이유는 이제 그 편견을 폐기처분해야겠다는 결심이 생겨서이다. (물론 이 결심이 처음은 아니라서, 행동까지 이어질지는 잘 모르겠는데. 어쨌거나)

내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건 [할로윈 : 살인마의 탄생] 때문이다. 물론 리메이크작에서 그려진 상투적 캐릭터들이 때로 거슬리고(마이클의 아버지의 대사나, 로리와 친구들의 대사는 귀여운 수준을 넘어 민망하기 그지 없을 수준이다), 원작에 비해 저속한 느낌을 지울 수 없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로윈 : 살인마의 탄생]은 꽤 잘 만들어진 영화다. 롭 좀비는 거창한 철학 따위는 집어던지고, 공포영화라는 명칭에 걸맞는 긴장감과 재미를 주는 영화를 만들었다. 그는 다소 낡아보일 수 있을 오리지널을 깔끔하게 재탄생시켰고, 원작의 명장면들을 충실하게 재현해내는 동시에(카펜터가 만족할만하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자신의 과격함을 그럴싸하게 늘어놓기도 했다.

여기에는 물론 마이클이라는 캐릭터에게 크게 빚진 바가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힛쳐] 리메이크에 심드렁했던 이유가 원작에서 주연들의 카리스마가 발현되지 않는다는 것 때문이었는데, 가면 쓴 살인마들은 그 점에서 조금 자유로울 수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면 나는 오리지널보다 리메이크작의 마이클이 (외모에 있어서) 더 멋지지 않은가라는 생각마저 들기도 했으니까. 어쨌든간에.

단언컨대 최근 스크린으로 돌아온 전설의 캐릭터들 중 현재까지의 승자는 마이클이다.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2편 개봉이 기다려진다.

2009. 8. Argento.


. 싸이코패쓰라는 말이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범죄자에 대한 표현이라고 정의한다면, 분명히 마이클은 싸이코패쓰의 초상이었다. 오리지널에서 마이클의 살인에 대해서는 그 어떤 이유도 주어지지 않았다. 반면 리메이크작에서 마이클의 정신상태를 왜곡시켰을 것 같은 이유들은 너무 많이 주어진다. 내가 [헨리 : 연쇄살인마의 초상]에서의 헨리를 싸이코패쓰라고 부르지 않는 이유와 마찬가지로 리메이크작의 마이클은 싸이코패쓰라기보다는 단순한 사회부적응자에 가까운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원작을 너무 사랑했던 나는 그래서 리메이크작의 전반부부터 팔짱을 끼고 영화를 감상하기 시작했지만, 마지막에는 무장해제 될 수 밖에 없었다. 감독 롭좀비, 꽤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