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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로윈 : 살인마의 탄생
공포영화
2009/08/14 16:26
ⓐDimension Films/UEK 외
내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건 [할로윈 : 살인마의 탄생] 때문이다. 물론 리메이크작에서 그려진 상투적 캐릭터들이 때로 거슬리고(마이클의 아버지의 대사나, 로리와 친구들의 대사는 귀여운 수준을 넘어 민망하기 그지 없을 수준이다), 원작에 비해 저속한 느낌을 지울 수 없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로윈 : 살인마의 탄생]은 꽤 잘 만들어진 영화다. 롭 좀비는 거창한 철학 따위는 집어던지고, 공포영화라는 명칭에 걸맞는 긴장감과 재미를 주는 영화를 만들었다. 그는 다소 낡아보일 수 있을 오리지널을 깔끔하게 재탄생시켰고, 원작의 명장면들을 충실하게 재현해내는 동시에(카펜터가 만족할만하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자신의 과격함을 그럴싸하게 늘어놓기도 했다.
여기에는 물론 마이클이라는 캐릭터에게 크게 빚진 바가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힛쳐] 리메이크에 심드렁했던 이유가 원작에서 주연들의 카리스마가 발현되지 않는다는 것 때문이었는데, 가면 쓴 살인마들은 그 점에서 조금 자유로울 수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면 나는 오리지널보다 리메이크작의 마이클이 (외모에 있어서) 더 멋지지 않은가라는 생각마저 들기도 했으니까. 어쨌든간에.
단언컨대 최근 스크린으로 돌아온 전설의 캐릭터들 중 현재까지의 승자는 마이클이다.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2편 개봉이 기다려진다.
2009. 8. Argento.
덧. 싸이코패쓰라는 말이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범죄자에 대한 표현이라고 정의한다면, 분명히 마이클은 싸이코패쓰의 초상이었다. 오리지널에서 마이클의 살인에 대해서는 그 어떤 이유도 주어지지 않았다. 반면 리메이크작에서 마이클의 정신상태를 왜곡시켰을 것 같은 이유들은 너무 많이 주어진다. 내가 [헨리 : 연쇄살인마의 초상]에서의 헨리를 싸이코패쓰라고 부르지 않는 이유와 마찬가지로 리메이크작의 마이클은 싸이코패쓰라기보다는 단순한 사회부적응자에 가까운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원작을 너무 사랑했던 나는 그래서 리메이크작의 전반부부터 팔짱을 끼고 영화를 감상하기 시작했지만, 마지막에는 무장해제 될 수 밖에 없었다. 감독 롭좀비, 꽤 괜찮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