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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2/12 [DVD] 독거미의 더러운 식욕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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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취향을 잘 아시는 분이라면, 제목만 딱 보고도 "아, 저거 지알로물이겠거니"하고 생각하실 수 있을겁니다. 상상하신 것처럼 이 작품은 [수정깃털의 새]의 뒤를 이어 수도 없이 만들어졌던, 형식도 비스무리하거니와 내용도 비스무리하고, 영화를 보기 전에는 전혀 예측도 할 수 없게 만들고 있는 제목까지 비스무리한 작품 중 하나입니다. 제작자 Marcello Danon은 [수정깃털의 새]를 보고 나오자마자, 이게 트렌드라며 잽싸게 제작에 들어갔다고 하네요. 몬도가네를 찍었던 파올로 카바라가 감독을 맡았고, 엔리오 모리꼬네1의 음악이 사용되었습니다.


영화는 상업성과 작품성 사이에서 위태롭게 줄타기를 할 수 밖에 없었던, 이태리 장르감독들이 마주한 환경을 반영하듯 가학적 장면들과 누드장면들을 적당히 뒤섞어 놓았습니다. 그리고 결과는 나쁘지 않습니다.2 범행의 마지막 장면과 수사의 첫 장면을 똑같은 장갑으로 이어가는 방식(범인과 검시관의 장갑이 육안으로 보기에는 거의 똑같습니다) 등 눈에 잘 안 띄는 사소한 속임수들은 아기자기하기도 하구요. 뭐, 그렇다고 그렇게 대단한 작품은 아닙니다. dvd 커버의 광고문구에 적힌 The Best Giallo Ever Made!라는 표현은 옳지 못합니다. 어쨌거나 미국개봉이 이루어진터라, 서구에는 (그 수많은 알 수 없는 작품 중에서는) 조금 알려진 영화 같습니다. 사실, imdb의 평점이 괜찮아서, 구매하게 되었던 작품입니다. 붙박이 영어자막이 있어 감상은 좀 수월한 편이고, 극장 트레일러, TV Spot, 그리고 제작자의 아들이 이야기하는 15분의 단촐한 서플먼트(영자막)가 담겨 있습니다.

영화 속에는 꽤나 매력적인 살인마가 나옵니다. 이 살인마는 목 뒤에 약을 묻힌 송곳을 찔러 여성의 몸만 마비시킨 후, 의식이 있는 희생자를 난자합니다. 타란튤라3라는 제목을 달고 있는 것은 그 이유 때문입니다. 하지만 설정에 비해서는 시각적으로나, 정서적으로 몸서리쳐지는 느낌은 아니라서 조금은 실망스러울 수도 있겠습니다. 오히려 더 흥미로운 것은 희생자들. 이 작품에서 살해당하는 여인 중 2명은 본드걸4로 출연한 적이 있습니다.

2010. 2. Argento.


La tarantola dal ventre nero(Italy), Paolo Cavara. Italy/France. 1971
a.k.a Black Belly of the Tarantula(U.S.A),
      Tarentule au ventre noir(France)



덧 1. 좀 더 큰 이미지의 DVD커버(후면 이미지도 보실 수 있습니다)와 트레일러를 보시려면.

덧 2. 포스팅의 제목인 [독거미의 더러운 식욕]은 제가 해외판 dvd를 구매할 때, 가장 먼저 정보를 구하는 mydvdlst에 달린 번역제목을 따왔습니다. 이태리어는 잘 모르지만, 영어를 직역하면 타란튤라의 검은 (둥근) 배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1. 의외라고 생각하실 분도 있겠지만 꽤 많은 공포영화에 그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존 카펜터의 [괴물]이나 사무엘 풀러의 [마견], 마이크 니콜스의 [울프], 파졸리니의 [살로, 소돔의 120일], 다리오 아르젠토나 루치오 풀치의 작품들에서도 만날 수 있죠.
  2. 사실 전 이태리 영화에 꽤 관대합니다. 그 중 하나의 이유는 실내에서 찍은 씬들이 맘에 든다는 것입니다. 그건 또 인물들의 옷이나, 집안의 가구들이 고급스럽고 의상들이 보기 좋아서 그런것 같구요. 이해가 잘 안되신다면, 이태리에 여행간 자동차 매니아를 상상해보는게 좀 더 쉬울지 모르겠습니다. 실제로 저는 그런 친구와 함께 여행한 적이 있는데, 사방에 굴러다니는 아우디나 BMW, 폭스바겐, 포르쉐 등등등 때문에 끊이지 않는 감탄사에 살짝 피곤할 정도였답니다.
  3. 사실 타란튤라는 인간에게는 그리 강한 독을 가진 독거미라고 보기 어렵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가지고 있는 독성 이상으로 공포영화들에서악명을 떨칠 수 있는 것은, 단연코 압도적인 외모 때문입니다. 그 놈의 외모가 뭔지.
  4. 4편 [썬더볼 작전]의 클로딘 오거, 10편 [나를 사랑한 스파이]의 바바라 바흐가 그 2명입니다. 노출에 공헌한 클로딘 오거보다는 다소 수수한 바바라 바흐가 좀 더 예쁘게 나오는 것 같습니다. 바바라 바흐는 최근 개봉한 [500일의 썸머]에서, 쥬이드샤넬이 좋아하던 링고스타의 실제아내이기도 합니다. 다른 출연자인 Babara Bouchet도 67년작 [카지노로얄]에 나왔다고 하니, 007과 은근히 인연이 많은 영화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dvd 제작사에서는 3 bond girl이라고 광고하고 있습니다. 이 작품을 출시한 블루언더그라운드(앞서 링크된)는 요즘 제가 가장 좋아하는 제작사입니다. 풀치의 [뉴욕리퍼]와 [시티 오브 리빙데드] 블루레이(후자는 출시예정) 때문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