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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인], 요시다 유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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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12 16:41
[악인]은 살인사건을 소재로 이야기를 펼쳐나가고 있지만, 어쩌면 악에 대한 이야기라기보다는 무례함에 대한 이야기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악은 실체가 모호하지만, 무례함이란 꽤 명확하거든요. 물론 무례가 죽어야 할만큼 큰 죄는 아니에요. 당연하죠. 하지만, 사람은 이성을 잃으면 어떤 일을 벌일지 모릅니다. 그가 선과 악의 잣대를 가지고 있는건 이성을 가지고 있을 때까지에요. 어쨌거나.
주위를 둘러봐도 그런 생각이 많이 들지만, 인간이란 어떤 상황에서도 스스로를 희생자로 여기고 싶어하는 것 같아요. 왜냐하면 대부분의 사람에게 자신이 가해자라는 사실은 참아내기 어려울 정도로 괴로운 것이기도 한데다가, 자신의 잘못된 행동이 어쩔 수 없었다거나 혹은 그 대가를 이미 지불했다고 믿어버리는 것만큼 편한 것도 없거든요. 그렇다면 그 사람들은 저도 모르는 새, 그 대상이 누구든간에 혹은 실체가 있든 없든간에, 악인을 필요로 하게 됩니다. 그래야 자기가 희생자가 될 수 있으니까요. 소설에는 자신을 버린 어머니를 찾아가서 돈을 뜯어내는 남자가 나오는데, 그의 말이 참 가슴에 와닿았습니다. 쓸데도 없는 돈을 뜯어낸 이유란, 그렇게 해야 자신을 버린 어머니가 편해질 수 있기 때문이라는. 인간 내면의 한 구석을 제대로 찌르고 있는 문장이 아닐까 싶었어요.
어쨌거나 이 소설에 추리적 요소랄건 별로 없습니다. 사건에 대한 자세한 정황을 순차적으로 조금씩 까발리고 있기에 전혀 궁금증을 자아내지 못하는건 아니지만 치밀하게 얽어두지도 않았구요. 그런데 그건 작가가 추리에 그닥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사실은 명백히 느껴져요. 순차적으로 밝혀지는 사건의 정황들이란, 그 정황이 밝혀질 무렵 나오고 있는 캐릭터들의 심리를 이해하기 쉽도록 구성되어 있거든요. [악인]은 꽤 오밀조밀하고 상세하게 주변 사람들을 그려내고 있는데, 그게 이 소설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됩니다. 몹시 먹먹한 정서의 소설인데다가 누군가는 범인에 대한 '동정'적 시각이라며 작품을 폄하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보다는 인간의 내면을 제대로 건드리고 있는 소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으로는 죽은 여인의 아버지가 가장 매력적이었습니다. 복수를 계획한다고 그 계획이 진짜 복수까지 이어지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특히 상대가 그만한 가치도 없다고 생각될 경우에 말이죠.
2009. 3. Arborday



전 레진님의 추천로그길래 책방에 간김에 덥썩 물어 읽었드랬지요. 칙칙한 분위기를 잘 이끌고 가는 필체나 소재 자체가 흥미로워 정말 단숨에 읽었지만 뭐랄까 너무 테트리스 블럭 맞듯 딱딱 떨어지는 전형적 내러티브는 살짝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잘 엮인 인간관계나 심리묘사등은 정말 훌륭하더군요 +_ +
앗, 테리군님도 레진님의 팬이신겁니까? 또 다시 비슷한 점을 하나 발견했군요. ^^
내러티브 자체는 까고 보면 그리 신선할 것이 없기는 하지만, 그 탓에 수월하게 읽을 수 있었어요. 장점이 크게 와닿다보니, "뭐야 너무 전형적이잖아?" 이런 생각을 할 틈도 없었답니다. ^^
껄껄 블로그 하는 남정네라면 당연히.......... (당연해야 하는건가...-_ -?;;)
재미있고 재미없고야 개인적 영역인데요, 뭐. 그냥 자신의 감정에만 솔직하면 될 것 같아요.
그나저나 비공개님과 저 사이에는 드러내지 않아도 공감대가 꽤 많지 않았나 싶어요. 이 책 한 권이야 정말 티끌 정도 공감대를 더 늘리는 정도랄까.
앞으로도 아주 재미있게 지냈으면 좋겠어요. ^0^
lezhin 님이 작년 최고의 소설이라고 극찬하셨던 책이군요. ㅎㅎ
저도 줄거리를 보고 한번쯤 읽어보고 싶어 장바구니 고이 모셔두고 있는 중인데...;;;
호평이 많은걸 보니 더 보고 싶어지는데요.
이래서 일단 팔린 책이 더 팔린다는 베스트셀러의 법칙이 존재하나 봅니다. ㅋ
오호, lezhin님이 작년 최고의 소설이라고 극찬하셨었군요. 이글루를 떠나고는 예전보다는 조금 덜 방문하는지라.
세상 모든게 그렇지만(하다못해 블로그도 이름난 블로그가 더 잘 팔리는,,,) 팔린 책이 더 팔릴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팔린만큼 더 입소문도 나고 그런거니까. ^^
lezhin님도 작년 최고의 소설로 극찬하셨군요. :-) ArborDay님의 마지막 말에도 밑줄 긋고 싶네요. "정말 사람을 강하게 하는건 누군가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
요즘 들어 삐딱한 사람이란, 그리 강하지 않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답니다. ^^
헉. 저도 작년에 이 책 읽고 감명깊게 읽은 구절을 올렸는데, 똑같네요. 트랙백 겁니다.
delius님 블로그에서 트랙백 타고 놀러갔더니, 마르스님과 제가 감명깊게 읽은 그 구절을 똑같이 올려둔 분이 한 분 더 계시더라구요. 신기해요. 트랙백 확인하러 가겠습니당~ ^^
저도 레진님 블로그에서 추천하시는 글 읽고 '재미있나보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여기서 또 추천하는 글을 만나니까 신기하네요. 재미있긴 재미있나 봅니다. 자꾸 호기심이 동하네요. ^_^
그런데 인용해주신 문장이 가슴에 와닿는군요. 뭔가 잃을 수 없는 소중한 걸(특히 사람) 갖고 있고 의식하는 사람이 삶을 소중히 여기게 되는 것 같습니다.
요새 계속 자살하는 분들이 나타나셔서 여러 가지 복잡한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 말씀을 들으니 그런 복잡한 생각이 드네요.
어떤 젊은 아버지는 자살 시도를 했다가 어린 자식들이 칭얼대는 소리를 듣고 다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재기하셨다고 하더군요.
전반적으로 괜찮은 책이랍니다. 책을 읽고나면 더 복잡한 기분이 되어버릴지도 몰라요. ^^
스무살짜리가 읽어볼만한 소설책 몇권 추천해주세요...........^^
스무살이라면 어떤 책을 읽어도 될 것 같은데요. 제가 스무살 때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와 [상실의 시대]를 많이들 들고 다녔답니다. [이방인]이나 [호밀밭의 파수꾼] 같은 책도 다시 읽어보니, 전혀 다른 책이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