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공포영화들이 총보다 칼을 선호하는 본질적 이유는 무기의 비효율성 때문입니다. 총은 너무 효율적이다보니 가학적 순간들을 보여주기가 어렵거든요. (물론 슬로우모션 헤드건샷은 있습니다만, 아무래도 활용도는 좀 떨어지죠) [살인의 막장]은 바로 그 점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다소 막갈 정도로 밀어부친 작품입니다. '극단적으로 비효율적인 무기를 가진, 끔찍하게 느려빠진 살인마'라는 원제에 충실하게, 이 영화는 숟가락(!)을 흉기로 사용합니다. 정말 웃기죠? 그런데 막상 직접 당한다고 생각해보세요. 정말 소름 끼칠거에요. 죽을 때까지 똥침, 딱 이 정도 센스이기는 한데.

어쨌거나 부천에서 단편 부문 대상과 관객상을 받았다고 하는데, (수상한 영화제가 몇 군데 되네요) 수상사실이 충분히 공감될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극장 예고편 형식으로 만들어진 10분 남짓의 단편영화로 시간 내에 꽤 많은 것을 보여주고 있기도 한데다가, 정말 미칠듯이 웃기고 상당히 재치 있는 작품이거든요. 도입부의 나레이션과, and again 무한 반복 장면에서는 정말 자지러질거에요. [싸이코]를 위시한 각종 영화들의 패러디 장면들도 만만찮죠.

이미 인터넷에서는 꽤 유명작인지라 보신 분도 많을 듯 합니다만, 소개 차원보다는 제가 생각날 때마다 보고 싶어서 퍼왔습니다. youtube에 감독 자신이 올린 소스를 긁어왔지요.

2010. 1. Argento.


The Horribly Slow Murderer with Extremely Inefficient Weapon, Richard Gale. U.S.A.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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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페니웨이™ 2010/01/28 16:17

    이거 설정은 웃긴데 은근 무섭더군요. 한방에 훅가는게 낫지.. ㅠㅠ

    • Argento 2010/01/29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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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맞아요, 한 방에 훅 가는게 낫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공포영화의 아주 중요한 속성 하나를 제대로 짚고 있는 듯 싶어요. 죽음의 순간의 연장이라고 해야할까요.

  2. 세린 2010/01/28 16:52

    아 진짜 이거 최고죠 ㅎㅎㅎ 연출과 사운드와 배우들의 연기가 정말 절묘한 영화 ... 특히 숟가락 부러졌을때가 압권인거 같아요

    • Argento 2010/01/29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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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영화 첫 나레이션을 듣고난 후, 당연히 그렇게 전개되리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충분히 예상했음에도 압권이더라구요. ^^

  3. 필유 2010/01/29 03:02

    어휴 웃다가 좀 무섭기도 하고... 발상이 참 좋네요. 게다가 살인자 표정이 참... 음음.

    • Argento 2010/01/29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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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디어만 좋아도 얼마나 멋진 작품이 나오는지를 잘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깔깔 웃으며 보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분명히 무서운 구석이 있죠.

  4. snowall 2010/02/01 13:37

    무섭군요 -_-;
    프레디의 나이트메어가 생각나네요;;

  5. snowall 2010/02/01 22:50

    유명한 노래인 Again and again이 생각나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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