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던 어느 날 골치덩어리 동생이 찾아오고, 예전에 제자였던 한 여인을 만난다. 평상의 생활은 깨어지고, 마음도 덩달아 들썩이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 남자에게 관계란건 참 어려운 일이다. 어떻게 해야하는건가? 잘 모르겠다. 그래서 중년의 어설픈, 우여곡절 있는 연애담, 그리고 소동극이 시작된다. 그와 맞물려 가족들은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한다. 그 변화란 구체적으로 외롭던 사람들이 사람내음을 풍기기 시작하는 것, 그리고 왜 달성해야 하는건지도 모르는 목표의 추구로부터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스마트 피플]이 목표로 하는 것은 진짜 똑똑한게 무엇인지를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다. 영화는 헛똑똑한 사람들이 정말 똑똑한 사람으로 변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지 않는 이를 똑똑한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그리고 관계를 배제하고 인간이 행복할 수 있겠는가?
이쯤 설명했으면 영화가 대충 예상되리라 생각한다. 영화는 자신이 보여줄 수 있는 것 이상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그러기에 이러한 부류의 영화들 - 이를테면 [미스 리틀 선샤인]이나 [준벅] 같은 선댄스 출신의 작품들 - 에서 기대할 수 있는 것들만큼만, 딱 보여준다. 하지만 가볍고 공감할 수 있는 코믹 터치의 이야기, 그리고 그것에 녹아든 듯이 보이는 배우들의 연기는 보는 이가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늘 비슷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엘렌 페이지의 매력도 아직 식상하지는 않고, 데니스 퀘이트는 나이가 좀 들었지만 아직 꽤 멋있고, 사라 제시카 파커는 명품으로 치장하지 않아도 훌륭한 배우라는 사실을 보여주며, 토마스 헤이든은 이런 부류의 영화들에 자주 등장하는 골치덩이 동생으로 출연해 엉뚱하지만 훌륭한 도우미 역할을 감당한다. 익스트림의 누노 베텐코트가 담당한 O.S.T도 귀를 즐겁게 하니, 이 정도면 썩 괜찮다고 할만하지 않은가.
과욕을 부리지 않되 의도에 충실한 영화는 늘 만족스럽다. 한마디로 [스마트 피플]은 상당히 똑똑하고, 기분 좋은 영화다. 영화 속의 갈등 구조에서 피곤함을 느끼는 관객이라면 더욱 환영할만한, 그리고 아마도 행복하게 극장 문을 나설 수 있는 종류의 영화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2008. 8. Arbor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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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雅人知吾 2008/08/18 14:38 # 답글
가끔 호러가 아닌 정상영화를 봐줘야 뇌건강에 좋더라구요.
ArborDay 2008/08/18 23:29 #
전 10편의 영화를 보면 적어도 7편 정도는 정상(?)영화를 본답니다. ^^;;
댕구리 2008/08/18 17:06 # 답글
스킨이 바뀌었네요~ ㅎ
ArborDay 2008/08/18 23:32 #
바꾸었는데 문제점이 발견되어 원위치했답니다. 조만간 다시 바꿀거에요. 좀 정신없지만, 계절도 바뀌니까 이해를. ^^
오기렌 2008/08/19 17:08 # 답글
앗, 사라 제시카 파커만 빼면 정말 맘에 드는 배우들의 조합인데요. :) 이런 영화 좋아합니다. 과욕 부리지 않고 딱~ 보여줄 부분까지 보여주는 영화요. 정말, 쥔장님도 호러가 아닌 정상 영화를 '자주' 보시나봐요. -_-:
ArborDay 2008/08/20 02:07 #
저도 사라 제시카 파커를 딱히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는데, 영화를 보고는 꽤 매력있는 웃음을 짓는다는 생각을 했어요. 저, 호러 아닌 영화 '자주' 봅니다. 단적으로 지난 주에 본 여덟 편의 영화들 중에서 호러영화는 딱 한 편 밖에 없었는걸요.
예영 2008/08/19 21:37 # 답글
자신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정말로 행복해질 수 있는지를 모르는 삶이야말로 참으로 '공포'스러운 것이 아닐까 싶어요.이 영화가 만일 공포영화면 악마가 나타나서 "너가 학장이 되도록 만들어주마~ 대신 네 영혼을 내놓아라." 할 거 같아요.
ArborDay 2008/08/20 02:08 #
하하하, 파우스트 버전이네요. 맞습니다. 행복함을 추구하지 못하는 똑똑함은 한마디로 '헛똑똑함'일테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