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마디로 [미드나잇 미트 트레인]은 장르적 도식 하에서 말초적인 즐거움을 우선한, 큰 욕심은 부리지 않은 공포영화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최소한 - 말 그대로 최소한이다 - 기본은 될거라고 생각한다. 어딘가 클라이브 오웬을 떠올리게 만드는 마호가니의 카리스마도 매력적이고, 도살장으로 변해버린 지하철의 살풍경함은 그로테스크한 아름다움을 만들어낸다. 모든걸 다 떠나서 나는 사방에 흥건한 피에 미끄러져 사람이 몸을 가누지 못하는 그런 종류의 영화를 싫어할래야 싫어할 수가 없기도 하다. 조금은 자신을 절제하는 듯 보이는 기타무라 류헤이의 연출도 매력적이고, 촬영감독 조나단 셀라 역시 근사한 장면들을 만들어낸다. 클라이브 바커의 작품들의 영화화가 이 정도 퀄리티만 유지되었더라면, 자신이 직접 [헬레이저]를 찍는 일 따위는 없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그것은 명백한 비극일 테지만.)
2008. 8. Arborday.
덧 1. 좀처럼 벗어나기 어려운 편견 - 편견이 아닐 수도 있겠지만 - 이 있다면, 원작이 있는 경우 원작이 대체로 더 낫다라는 것일게다. 물론 이 말은 원작이 더 마음에 든다는 것일 뿐이지, 영화가 나쁘다는 뜻은 아니다. 영화도 충분히 괜찮으니까. 하지만 결말만큼은 원작을 살렸어도 좋았을텐데란 아쉬움을 버리기가 어렵다.
덧 2. UFC 전 챔피언 퀸톤 잭슨은 마호가니와의 맞짱을 위해 영화에 출연했다지만, 그보다는 잊을 수 없는 명대사로 기억될 듯 하다. 이런 영화에서 그런 대사가 나올거라고는 생각도 못해봤다. 무슨 말인지는 보면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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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산왕 2008/08/08 14:10 # 답글
관심은 있었는데 시사회가 안되서(...) 개봉하면 보러갈지는 좀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ArborDay 2008/08/08 14:40 #
시간이 허락하면 보러 가시라는 원칙적 답변(?)을 드립니다. ^^
천용희 2008/08/08 14:50 # 답글
올 여름 진정한 의미의 호러물인가 보군요...봐야겠습니다.
ArborDay 2008/08/08 14:53 #
용희님은 좋아하실거에요.
네모도리 2008/08/08 14:51 # 답글
이거 개봉했나요?보고는 시픈데 어디서하는지 도통 찾을수가....
ArborDay 2008/08/08 14:54 #
언론시사를 통해 감상했답니다. 작품은 조만간 개봉하니 조금만 기다리심이. ^^
풍류도인 2008/08/08 14:52 # 삭제 답글
감독이 기타무라 류헤이라서 전혀 기대 안 했는데 생각 이상으로 작품이 잘 나왔나 보군요. 기대감이 살짝 상승.
ArborDay 2008/08/08 14:57 #
류헤이는 예술영화가 찍고 싶은건지도 모르겠더라. 그의 작품을 몇 개 건너뛰어서 그런건지 조금 낯설더구만. 좋게 말하면 점점 스타일이 안정적이 되어가는 듯 하고, 나쁘게 말하면 남과 별로 다르지 않아져가는 듯 해.
qwer999 2008/08/08 15:35 # 삭제 답글
원작은 그래도 많이 남아있다길래 결말을 어떻게 했을까 했는데 좀 다른가보군요.도시의 실체 부분이 압도적으로 근사하길 기대하는데 괜찮을런지;
한밤의 식육열차로 개봉해줬음 더 좋아해 줬을텐데 아쉽네요. 너무 키치해보인다고 판단 내렸을까요;
ArborDay 2008/08/08 15:41 #
사실 결말 부분을 잘 묘사했으면 정말 멋진 그림이 나왔을텐데, 마지막이 조금 아쉽기는 했어요. 너무 막가는 취향이라고 자제를 한건지 - 저로서는 이해가 안됩니다만 -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이유는 있었을테죠.그나저나 한국개봉명에서 미트를 빼면 안된다는 요구로 [미드나잇 미트 트레인]이라는 제목을 쟁취했다는 말도 있던데, [한밤의 식육열차]라는 제목이 훨씬 근사해보여요. 삭막하기도 하고. ㅠㅠ
예영 2008/08/08 23:30 # 답글
미트 = 고기 = 육.결국 똑같은 건데 말이지요? ^_^;;;;;;;;;;
아뭏든 원작이 있는 공포물을 성공적으로 영화화한다는 것---- 어려운 일인가 봅니다.
재미있어보이네요~~
ArborDay 2008/08/10 11:58 #
예, 괜찮습니다. 전반부는 다소 지루할지도 모르겠지만, 중반부 이후는 긴장감도 있고 재미있어요. 다만 저는 [헬레이저]와 같은 그림들을 보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어요.
2008/08/09 17:07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ArborDay 2008/08/10 12:00 #
헤헤, 돌아오시면 제가 맥주 사드릴께요. 그나저나 건강한 듯 하여 안심이네요. 발리우드 영화도 잔뜩 보시고, 다른 좋은 것도 잔뜩 보시고 그렇게 돌아오세요. ^^
열쇠수색자 2008/08/10 02:42 # 답글
아 기대하고 있는데 보고 오셨군요. 부럽습니다. 칼의 철학을 구해 봤습니다만 영화와 다큐의 중간 선상에서 특정 줄거리 없이 보려니 좀 불편하더군요.
ArborDay 2008/08/10 12:01 #
아, [칼의 철학]이 마루타 이야기... 그거죠? 전에 듣긴 했는데 별 관심이 생기지는 않아 보지는 못했네요. 보고나면 얘기해요~
히치하이커 2008/08/12 22:37 # 답글
원작이야 모르지만 전부터 이 킬러 아자씨에게 묘한 애정을 품고 있습죠. 으하하하~
ArborDay 2008/08/13 00:14 #
흐흐흐, 그렇다면 당연히 보셔야죠? 커밍쑨입니다요. ^^
레드몽키 2008/08/29 08:47 # 삭제 답글
초콜릿상자 이야기 말씀이시군요^^그러고보니 마호가니가 은근히 검프를 닮긴 닮았어요~^^머리모양도 비슷하고..
ArborDay 2008/08/29 11:54 #
저도 머리모양이나 앉은 자세에서 마호가니가 은근히 검프 닮았는데라는 생각을 하던 찰나였기에 더더욱 웃겼더랍니다. 내뿜을 뻔 했어요. ^^;;
Wheniflow 2008/11/15 19:06 # 삭제 답글
행여나 클라이브 바커의 원작으로, 지 꼴리는대로 만든 괴작이 아닐까하고걱정하다가, 막상 영화를 보고나니 마음이 왠지 놓이더라구요.
근데 이 감독은 무슨 눈알훼손 패티시라도 있는걸까요?
ArborDay 2008/11/16 08:13 #
분명히 있을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