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리즈 영화를 찍을 때 누구나 직면하게 되는 딜레마 - 우려먹기냐, 차별화냐 - 에서 감독의 수많은 고민은 느껴진다만, 결과적으로 [강철중]은 캐릭터 영화를 표방한 영화에서 캐릭터의 매력을 반감시키는 악수를 두고만 것처럼 보인다. 안티히어로를 돋보이게 만들 악역이 전형적인 캐릭터를 벗어나면서 악의 한 축을 굳건하게 만들어내지 못하는데다가, 주변인물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주려다보니 - 그게 그렇게 성공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 정작 주인공의 매력이 상당부분 분산되어버렸다. 이는 시너지효과를 내면서 - 각각의 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 영화를 나른하게 만든다. 조금 더 집중하고, 러닝타임을 줄였으면 어땠을까.
게다가 그의 가장 큰 매력, 날 건드린 놈은 가만 안둔다는 그 독기는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전세금 부족에 꼬리를 말은, 평범한 어른의 모습 - 심지어 그는 어떻게 노래방이나 하나 못 차리나라는 생각에 사로잡힌 것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 은 내가 강철중에게 원했던 것이 아니다. 나는 자신의 어떤 선만큼은 넘지 않았던, 그러니까 적당히 타락한 형사의, 공과 사를 구별하기 어려운 그 분노와 행동력을 사랑했던 것이다.
2008. 6. Arborday.
덧 1. 강철중이라는 캐릭터도, 이원술이라는 캐릭터도 마음에 든다. 그러나 이 둘의 대립이 그리 팽팽하지 못한 느낌을 자아내는건 분명하다.
덧 2. [강철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설경구와 정재영의 맞짱이 아닌, 정재영과 문성근의 맞짱 장면. 들어가기부터 나오기까지의 일련의 과정이 참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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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나무피리 2008/06/30 12:02 # 답글
역시 많이 아쉬웠다는 평이 많네요. 저도 볼까말까 고민했었는데 어쩐지 강철중과 장진은 아닐 것 같아 망설였거든요.공공의적1을 정말 재미있게 봐서 더 망설여지기도 해요. :)
ArborDay 2008/06/30 23:09 #
[공공의적]이 재미있었다면 보세요. 영화가 아주 재미없다거나 그런건 아니거든요.
스테판 2008/06/30 12:11 # 삭제 답글
철중이 형님이 형사로 돌아오긴 했는데, 상대가 뭔가 끓어오르게 하는 게 부족했어요. 저 놈 죽이고 싶다라는... 장진이 만든 캐릭터는 "공공의 적" 시리즈에 안 어울리는 듯해요;;
ArborDay 2008/06/30 23:10 #
예, 말씀하신대로에요. 이원술이라는 캐릭터는 좋은데, 어울리지는 않는 느낌이었어요.
나비부인 2008/06/30 13:02 # 삭제 답글
강철중과 동치성을 한 영화에서 만나게 한 느낌,,그것도 전만 훨씬 못한..
딱 강우석이랑 장진만큼을 보여준영화가 아닐까 합니다.
ArborDay 2008/06/30 23:10 #
동감합니다.
sesism 2008/06/30 14:54 # 답글
맞아요 맞아요. 정재영이 문성근에게 맞짱뜨는 장면. 들어갈 때나 나올 때나 그리고 "봤냐? 봤어?" 요것두요.
ArborDay 2008/06/30 23:11 #
그 장면 정말 재미있지 않아요? 그 후들거리며 차에 타는 모습이란. ^^
생강 2008/06/30 15:38 # 답글
전 설경구 정말 좋아하는데 말씀대로 자꾸 선을 위태위태하게 넘어가려는 바람에 실망했어요~ㅠㅠ정재영은 정말 쵝오!
ArborDay 2008/06/30 23:11 #
또 만들어지기는 할 것 같은데, 다음에는 제 취향 쪽으로 변했으면 좋겠네요~
2008/06/30 17:03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ArborDay 2008/06/30 23:12 #
그러게요. 한국영화를 사랑하는건 애국심 때문도 아니고, 이 영화들이 보다 정서적인 친밀감을 만들어내기 때문이거든요. 괜찮은 녀석들 좀 붐볐으면 좋겠네요.
풍류도인 2008/06/30 18:57 # 삭제 답글
저는 꼴통 강철중이 아닌 검사 강철중에서 다시 꼴통 강철증으로 돌아왔다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도 상당히 재밌게 봤어요. ^_^ 덕분에 오래간만에 극장에서 원 없이 웃었어요.
ArborDay 2008/06/30 23:13 #
강철중 보러 가서 강철중 마음에 들었으면 된거지, 뭐. 근데 덜 꼴통같아보이더라.
잠본이 2008/06/30 21:36 # 답글
다행히도(?) 전편을 전혀 몰랐기에 그나마 재미있게 보았습니다.전편을 보고 나서 또 보면 느낌이 달라질지도 모르겠네요.
ArborDay 2008/06/30 23:13 #
1편이 정말 재미있어요. 틈나면 한 번 보시길.
바스티스 2008/07/01 02:59 # 답글
2편도 그럭저럭이었지만 1편이 너무 압권이었죠. 악역이 중요하다는 말에 동감합니다. 1편의 설경구가 빛난건 설경구 원톱 덕이 아니라 이성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봅니다. 우리나라 영화에서 공공의적 이성재와 같은 악역을 볼 수 있었다는데 엄청난 카타르시스를 느꼈습니다. 무슨 생활고에 시달리는 생계형 악역이나, 침만 찍찍 뱉는 조폭이나, 권력욕/물욕에 사로잡힌 부패한 기득권말고 그냥 순수하게 미친 놈을 내세웠다는게 말 그대로 신선했죠. 말 그대로 한국판 어메리칸 사이코, "코리안 사이코"라고 해야할지...^^;
ArborDay 2008/07/01 13:10 #
아무래도 안티히어로가 돋보이기 위해서는 정말 굳건한 악역이 필요한 것 같아요. 이건 두 명이 동류, 혹은 친구처럼 보여서. 사돈 맺어도 될 것 같더라구요. ^^;;
unique 2008/07/02 01:26 # 답글
이성재 >>>>>>>>> 정준호 >>>>>>>>>>>>>>> 넘사벽 >>>>>>>>>>>>>>>>>> 정재영
ArborDay 2008/07/02 15:54 #
딱히 정재영이 나쁜건 아니었답니다. 그러나, 이 시리즈에는 안 어울리는 것 같았어요.
unique 2008/07/03 01:40 # 답글
저도 연기 자체로는 좋았어요. ㅎ하지만 진짜 빡이 돌아 죽이고 싶을만큼의 악역으로서 볼때 저런 순서가 나오더라구요.
겜퍼군 2008/07/03 10:55 # 답글
일단.. 이번 영화에 대한 평은 대부분은 뭔가 맛은 있으되.. 배부르지 않은 음식 이거나 맛은 있으되.. 뭔가 묘하게 모질라는 듯한 느낌을 준다는 이야기들이 많더군요. 일단 저도 함 보고 평을 하렵니다.^^;
ArborDay 2008/07/07 04:16 #
보시고 말씀해주세요. 저도 그 대부분에 속하는 느낌을 받았어요.
다크맨 2008/07/09 12:49 # 삭제 답글
악역이 좀 약했습니다... 정말 공공의적 느낌이 나면 좋았을텐데..강철중도 너무 물러진거 같구요.. ㅎㅎㅎ
잼나게 보다가 좀 지루해지기 시작하던데..
말씀대로 영화가 좀 짧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ㅠ.ㅠ
ArborDay 2008/07/09 15:32 #
정말 그랬어요. 갑자기 지루해지더라구요. [공공의 적]이 좋았는데. 헙. ㅠㅠ
WhenIFlow 2008/07/12 23:06 # 답글
따로 놓고 보면 재밌긴한데, 1편이 너무 강력했던것같아요. 그리고 러닝타임도 그렇고.. 많은분들이 말씀하시듯이 강우석+장진은 따로 보면 매력적이지만 그게 한 스크린에 작렬하면뭔가 좀 당혹스럽더라구요. 시너지효과가 아니라 물과 기름같은 느낌?
ArborDay 2008/07/13 00:29 #
제가 생각하는 것과도 비슷합니다. 잘 섞이지 않더라구요. 그게 매력이라고 누군가가 주장한다면 그 의견을 반박할 생각은 없지만, 적어도 시너지 효과는 아닌거 같아요.
ㅋㅋ잊,ㅁ 2008/09/13 10:00 # 삭제 답글
이거 재밋든데ㅔ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