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어 윌 비 브러드 지난블로그(일반영화)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사기를 치나, 잘 살게 해주겠다고 구라를 펴나 그건 명분일 뿐 모두 제 잇속만을 챙기기에 정신없다. 그런데 가만보니 그 두 놈이 내세운 기치들이 하나같이 미국이 숭상하는 것들이네. 그러니까 [데어 윌 비 브러드]는 식상한 이야기를 통해, 전혀 식상하지 않게 현재의 미국을 조명하는 작품이다. 명분 뒤로는 석유를 탐했던 모 전쟁 얘기는 집어치운다고 해도, 기독교나 개척이나 가족주의까지 모조리 붕괴시키고 있으니 그렇게 봐도 틀리지는 않을게다. 영화는 (천민)자본주의에 대한 조소도 던지고 있다. 애당초 원했던 것들을 모두 이룰 수 있게 되었지만 다니엘은 이미 그것으로 만족하지 못하게 된다. 욕망 자체는 끝이 없다. 그것을 끝내는 것은 결국 죽음(특히 욕망을 가속하는 경쟁의 마지막), 그래서 영화 제목처럼 피가 있으리라라는 예언이 가능한 것이다. 앞서 미국이라고 꼭 집어 말했지만, 실은 우리도 마찬가지니 안심할건 없다. 돈 앞에서 변해가는 사람 어디 한 두 명 봤는가.

신랄한 독설도 관객의 신경을 거스르지만, 거기에 더해진 쥐어짜는 사운드는 그야말로 사람의 진을 다 빼놓는다. 오죽하면 영화의 끝에서 안도감을 느꼈을까. 거짓말 안보태고 나는 다니엘 데이 루이스의 마지막 대사에서 온몸의 긴장이 일시에 풀림과 동시에 소름이 돋는 진귀한 순간을 경험할 수 있었다. 원래 연기 잘하는 다니엘 데이 루이스는 이 영화에서도 신들린 듯한 연기를 보여주며, 폴 라노도 밉살 맞은 캐릭터를 훌륭하게 소화해낸다. 연출이야 말할 것도 없고. 아카데미 심사위원 - 나같은 놈에게 그런걸 맡길리도 없겠지만 - 이 아니었다는 사실에 감사할 정도로 훌륭한 영화였다. 폴 토마스 앤더슨, 당신도 짱이다.

2008. 3. Arborday.


. 기묘한 영화도 아니고 상업영화의 틀에 맞춘 정말 재미있는 영화라고 생각하는데, 함께 관람했던 관객수가 적음에 절망했다. 하기는 누가 이토록 지치게 만드는 영화를 보기 위해 퇴근 후 시간을 허비하겠느냐며 이해해보려고 노력중이다.
영화와 관련해서는 후에 좀 더 긴 글로 만날 기회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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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뷰] 데어 윌 비 블러드 (There Will Be Blood, 2007) 2008/03/11 13:10 #

    어두운 땅 속의 굴에서 자신이 원하던 은을 발견한 그 순간부터.. 부러진 다리로 밝은 햇살 비치는 황량한 땅을 기었을때부터... 다니엘 플레인뷰의 성공은 시작됩니다. 그로부터 몇년이 지난 후에도 그는 여전히 깊은 땅 속에서 무언가를 찾고 있습니다. 이제 그가 찾는 것은 석유입니다. 그에게 큰 부를 안겨줄 검은 황금을 위해, 그는 오직 그것에만 몰두합니다. 영화 "데어 윌 비 블러드"는 20세기 초 미국의 성장 과정에서의 탐욕과 욕망을 다니엘 플...... more

  • 데어 윌 비 블러드 (There Will Be Blood, 2007) 2008/03/15 14:52 #

    ★★★★☆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어메리카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이게 어디 미국만의 모습이겠습니까. 자본이 가족의 가치를 내세우고 세속 종교가 상처받은 영혼을 위로해준다며 시커먼 탐욕의 불기둥을 쌍으로 뿜어 올리는 모습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의 현실이기도 하지 않던가요. 그 속을 자세히 들여다 볼 수가 없는 다니엘 플레인뷰(다니엘 데이 루이스)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그처럼 광기에 가까운 승부욕으로 성공을 일궈낸 수많은 인물들을 떠올릴 수 ...... more

  • 데어 윌 비 블러드 (There Will Be Blood, 2007) 2008/03/31 05:21 #

    이 영화 시작부터 심상치가 않다. 영화 초반 10분~20분 동안 단 한번의 대사도 없이 영화를 이끌어 간다. 이렇게 뭔가 '쌔보이는' 영화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영화적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또한 이 영화는 그 호기심을 충분히 충족시키고도 남는 좋은 작품이었다. 다니엘 플레인뷰 역할을 맡은 다니엘 데이 루이스의 압도적인 연기가 3시간 가까운 러닝타임 내내 관객들을 압도하기에 충분하지만 그보다도 데어윌비블러드는 다니엘 데이 루이스 보다는...... more

  • 데어 윌 비 블러드 [There Will Be Blood] (2007) 2008/04/08 14:42 #

    온 몸이 혓바닥 뿐인 검은 욕망들폴 토마스 앤더슨의 [데어 윌 비 블러드]는 전작 [펀치 드렁크 러브]와 똑같이 시작된다. 2.35:1 커다란 화면에 배우를 던져 넣고 관객들에게 별다른 설명도 없이 행동을 관찰하는 것이다. 다만 달라졌다면, [데어 윌 비 블러드]에서는 11분 동안 아무런 ‘대사 없이’ 뚝심 있게 관찰한다는 점이다. 그 장면을 보며 나는 기가 팍 죽어버렸다. 너무나 압도적이고 우아해서. [데어 윌 비 블러드]의 배경은 1920년...... more

덧글

  • 충격 2008/03/11 13:10 # 답글

    아카데미를 타도 개봉관 하나 찾아볼 수 없는 대한민국 지방의 현실에 절망합니다
  • 스테판 2008/03/11 13:13 # 삭제 답글

    서울에서도 개봉관이 극소수... 지방은 전무... 참 암울합니다.
    개봉관에서 봤으니 다행이긴하지만, 한편으로는 정말 너무하긴 합니다. 배급사 문제이기도 하지만, 결국은 소비대상인 관객들의 문제가 클테니...
  • 산왕 2008/03/11 14:12 # 답글

    내리기 전에 봐야겠군요;
  • 니야 2008/03/11 14:58 # 답글

    왜 앤더슨은 모두 짱일까요. 웨스 앤더슨도 그렇고 폴 토마스 앤더슨도 그렇고.
  • 풍류도인 2008/03/11 15:40 # 삭제 답글

    이 작품을 보러 멀리 강변까지 가야했던 슬픈 일이 생각나는 군요. ㅠㅠ 여하튼 부천은 내가 정말 보고 싶은 작품은 하나도 개봉 안 해준단 말이야. 뭐 그래도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프리머스에서 간신히 개봉하기는 했지만. 쩝~~~
  • 루이 2008/03/11 16:32 # 답글

    아카데미상을 받으면 상영관이 늘어날 줄 알았는데 아닌가보네요^^; 로맨스 영화는 여러곳에서 많이 하던데...(흥흥흥!!)
    이번주에 보러가야 겠습니다~
  • 오기렌 2008/03/11 16:48 # 답글

    1. 저는 코엑스 메가박스 16관에서 봤는데, 좌석이 90% 정도 꽉 찼어요. 토요일 오후라서 그랬을까요?
    2. 음악 좋았죠. 브람스의 바이올린협주곡 3악장이 2번이나 나오더군요. 환호했습니다. 오이스트라흐더군요.
    3. 저도 기독교인지만, 이 영화에서 교회 관련된 것들은 다 웃기더군요. 좀 당황하기도 했고. (뭘?)
    4. 마지막 '대결'은 정말 뜨거웠습니다. 달콤한 밀크쉐이크를 마시고 싶었어요.
    5. 영화가 상당히 긴 편임에도 전혀 안 지루하더군요. 묘사 만큼이나 서사도 가득차 있고. 소설의 힘일까요.
  • 何寶榮 2008/03/11 21:16 # 답글

    필름 2.0, 다니엘 데이 루이스 관련글 중에서.

    자기와 작업한 모든 감독을 거장으로 만드는 배우.
    데어 윌 비 블러드의 연기보다 더 연기를 잘 할 수 있다면 그는 정녕 인간이 아니다.

    정말 맞는 말이죠? ^^
  • ArborDay 2008/03/11 23:52 # 답글

    충격님/ 뭐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ㅠㅠ

    스테판님/ 자본주의가 참 무서운게 결국은 돈을 낸 사람에게 책임이 돌아갈 수 밖에 없다는거죠. 쩝.

    산왕님/ 어서 보세요. 얼마 못 갈 것 같습니다.

    니야님/ 하하하, 그런데 정작 저는 앤더슨들의 영화를 많이 보지는 못했네요.
  • ArborDay 2008/03/11 23:56 # 답글

    풍류도인/ 에휴. 부천영화제로 안위하렴. ㅠㅠ

    루이님/ 참 웃기다는 말이죠. 칸도 깐느도 아니고 아카데미인데!

    오기렌님/
    1. 역시 주말 오후의 위력은 대단하군요.
    2. 음악은 정말 좋았어요. 갑갑하게 만드는 효과음들도 위력을 발휘했구요. 영화의 1/3은 귀로 본 느낌입니다.
    3. 하하하, 근데 그거 이단 아니에요? 잘 모르겠지만.
    4. 기막힌 표현이시네요. 밀크쉐이크를 먹고 싶었다니.
    5. 적지 않은 부분은 소설의 힘에 빚지고 있는게 맞겠지만, 무엇보다도 영화가 잘 만들어져서 그런거라고 생각해요. 캐릭터들에 생명감도 넘치고 말이죠.

    何寶榮님/ 그 말이 정말 맞네요. 사실 연기 잘한다는 말 자체가 필요없는 배우잖아요.
  • 풍류도인 2008/03/12 18:53 # 삭제 답글

    개인적으로 아카데미 영화제 굉장히 싫어하지만 그래도 제가 지지하는 두 편의 영화인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데어 윌 비 블러드' 가 아카데미에서 큰 상을 받아서 내심 확대 개봉을 기대했건만 현실은 완전히 엿 먹어라 식의 소규모 개봉! ㅠㅠ 아오 정말 진심으로 싫어하는 아카데미의 권위를 통해서라도 많은 사람들에게 이 두 작품을 많이 소개되기를 바랐건만 그것도 여의치 않으니 그저 씁쓸할 뿐이에요. 흑흑~~~
  • ArborDay 2008/03/12 20:41 # 답글

    풍류도인/ 아카데미 영화들이 원래 오락성 있는 작품들을 많이 뽑아줬었잖아? 그래서 꽤 걸릴줄 알았다고. 근데 그게 아니더라.
  • 누렁이 2008/03/12 23:11 # 답글

    잘 읽었습니다.
    말씀하신 음악은 래디오헤드의 자니 그린우드가 맡았더군요.
    여러모로 재밌는 실험을 한 것 같습니다. mix and match랄까요. ㅎㅎ
  • 천용희 2008/03/13 01:20 # 삭제 답글

    150분이 넘어가는 시간동안 지루한줄 모르고 숨한번 안 쉬고 본 영화입니다.

    대단하다는....
  • ArborDay 2008/03/13 11:44 # 답글

    누렁이님/ 그렇다고 하더라구요. 으, 어찌나 진이 빠지는지.

    천용희님/ 예, 짱입니다. 아직 [매그놀리아]를 못 봤다는 사실이 안타깝기도 하고, 동시에 설레기도 한답니다.
  • 천용희 2008/03/13 12:41 # 삭제 답글

    ArborDay/개인적인 경험으로는 메그놀리아는 좋은 영화였지만, 약간 지루하기도 했습니다. (스포일러가 될 거 같아 밝힐 수 없는) 모 장면 이후가 과잉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런데 이 영화는 과잉이라 느껴지는게 전혀 없을 정도로 대단했습니다. 이 양반 연출력은 점점 진화하는 느낌이 든다는....
  • ArborDay 2008/03/13 18:28 # 답글

    천용희님/ 기대를 살짝 꺾으시는건가요? ^^
  • 천용희 2008/03/14 00:23 # 삭제 답글

    ArborDay/아마 좋으실 거에요. 단지 개인경험 예기일 뿐입니다.(태클이나 안 좋은 의미의 예기는 전혀 아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리노의 도박사와 부기나이트는 되게 좋아하거든요
  • 신어지 2008/03/14 01:50 # 삭제 답글

    누구긴요 나 같은 사람이지. 절대 시간 허비는 아니었어요. 그럼요. ㅋㅋ
    저렇게 죽을 힘을 다해 연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진이 다 빠지는 경험을
    영화를 통해 얻기 원하는 건 어쩌면 메저키스틱한 면이 있다는 생각도
    들어요. 진정한 새디스트 감독과 배우들 만만세!
  • ArborDay 2008/03/14 16:18 # 답글

    천용희님/ [부기나이트] 좋던데요. 얼마전에 예고편에서 헤더그레이엄 보고나서, 내가 가지고 있는 영화가 뭐 있나 싶어 봤더니 dvd가 있더라구요. 그래서 봤는데, 놀랐어요.

    신어지님/ 만세 부를만합디다. 캬.
  • 히치하이커 2008/03/14 21:38 # 답글

    트레일러가 멋지더군요. 보고 싶어졌어요.
  • ArborDay 2008/03/14 23:38 # 답글

    히치하이커님/ 보세요, 좋습니다.
  • 율랑 2008/03/15 03:28 # 답글

    제가 극장에서 보던 날도 열 명이 채 안 되는 관객수에 좀 아연하긴 했었죠...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만큼은 아니지만 쉽고 편하게 볼 수 있었던 영화는 아니니까요 뭐..'욕망'이라는 화두에 대해, (자본주의 어쩌고는 다 떠나서라도) 인간본질에 대해 가장 적나라하게 들이민 영상이었던 거 같습니다만...
  • ArborDay 2008/03/15 23:07 # 답글

    율랑님/ 동감합니다. ^^
  • comodo 2008/03/31 05:23 # 삭제 답글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처럼 음악을 사용 안하면서 긴장감을 조성할 수도 있지만 이렇게 음악을 적절히 사용해주면서 관객을 놀려먹는 감독의 솜씨도 충분히 매혹적이에요, 트랙백 남길께요 :)
  • ArborDay 2008/03/31 16:02 # 답글

    comodo님/ 트랙백 확인했답니다. 말씀처럼 음악이 없는 것도 매력이지만, 적절한 경우도 매력적이에요. 제 경우는 후자가 좀 나은듯 싶어요. ^^
  • giantroot 2008/04/08 14:44 # 삭제 답글

    전 펀치 드렁크 러브를 보고 감동 먹어서 이 감독 작품에 관심을 가지고 보고 있는데, 이 영화가 끝나고 난뒤 정말 얼얼 하더군요. 여튼 DVD 나오면 꼭 살 겁니다.

    트랙백 남깁니다^^
  • Kerberos 2008/07/14 19:30 # 삭제 답글

    뜬금없는 이야기지만 다니엘 데이 루이스와 아일랜드의 명감독인 짐 쉐리단이 함께 작업했던 작품들도 다 좋은 평가를 받았고, 또 재미도 있었습니다.
    특히 1970년대 아일랜드의 우울했던 역사를, 길포드4인방이라는 실제 인물들의 행적을 통해 감동적으로 그려낸 "아버지의 이름으로"에서 다니엘 데이 루이스의 연기는 정말 그 사람이 아니면 해낼 수 없는 연기를 보여줬죠.
    "나의 왼발" 역시 감탄을 자아낼 수밖에 없는 연기를 보여주기도 했구요.


    (영화 스포일러 포함)




    이번 "데어 윌 비 블러드"에서는 피도 눈물도 없는, 하나밖에 없는 아들에게조차 냉혹하기만 했던 영화 내내 기름만을 좇으며 일평생을 검게(?) 살아온 주인공의 모습을 너무나도 현실적으로 연기해줬죠.
    특히나 영화 말미에 나오는 볼링장씬, 폴 다노와의 불편했던 관계를 볼링핀 하나로 끊어내는 장면에서는 아 역시 다니엘 데이 루이스구나란 생각이 들더군요.
    너무나도 좋은 영화였고, 다니엘 데이 루이스가 맡은 배역도 너무 좋아서 왜 이 영화가 각종 영화제를 휩쓸었는지 이해가 되었습니다. 그만큼 좋은 배우고 입에 침이 마를 정도로 칭찬을 해도 아깝지 않은 배우들 중 한 명입니다.
  • ArborDay 2008/07/16 15:44 #

    저 역시 [나의 왼발]과 [아버지의 이름으로]를 통해 배우 다니엘 데이 루이스를 알았습니다. 아직까지 [라스트 모히칸]을 못 본 건 좀 의외지만, [갱스 오브 뉴욕]에서도 그렇고 그가 나온 영화치고 그의 연기가 빛을 발하지 않았던 작품은 없었던 듯 싶어요. 명백히! 최고의 배우 중 한 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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