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편의 법칙을 충실히 이행한 영화 - Saw II 지난블로그(공포영화)

1. 공포영화 속편의 법칙 중 모든 이가 인정하는 것이 하나 있다면, 희생자가 더 늘어나야 한다는 것일겁니다. 이미 대부분의 설정은 제시되어 있으니, 익숙함으로 인해 사라지는 매력을 말초적으로라도 붙잡아야 한다는 것이죠.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쏘우2는 충분히 법칙을 이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두 명의 당사자를 비협조관계로 놓았던 - 흡사 죄인의 딜레마와 비슷하게 - 전편을 상기해볼 때, 여러 명의 당사자를 비협조관계에 몰아넣는 것은 단지 희생자의 수만 늘리는 것이 아니라 세계관 자체의 확장을 가져온 것임은 분명해 보입니다.

2. 제가 느끼는 쏘우는 잘 만들어진 반전이라기보다는 개연성의 점프가 이루어지는 작품입니다. 단, 그 과정과정이 매우 재미있죠. 사실 이 시리즈의 미덕은 반전에 있다기보다는, 아이디어와 썩 괜찮은 캐릭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체를 하나의 게임으로 아우르는 영화의 아이디어는 눈치채기 어려운 것은 아니지만 제법 신선합니다. 쏘우 시리즈가 각광을 받은 이유는 이러한 아이디어의 재미가 결정적 공헌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전편도 마찬가지였죠. 모르는 곳에 떨궈놓은건 '큐브'에서도 이미 봤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의 공통점을 찾는 것도 말이죠. 그러나 그들의 관계를 더더욱 조명하는건 '쏘우'에요.
이 영화에 등장하는 Jigsaw는 마치 헬레이저의 핀헤드처럼 매우 철학적이면서도 궤변을 즐깁니다. 하지만 그가 말하는 것들은 그것이 엄청난 폭력을 정당화시킬 수 없다는 지극히 당연한 사실을 제외하면 마치 '인생론'의 구절을 읊는 듯한 느낌까지 들게 만들어요. 다윈의 '진화론'은 틀렸다고 하면서 인간은 '본능적 삶의 의지'를 잃어버렸기 때문에 적자생존할 수 없다는 그 말은 섬찟하기까지 합니다. 사실, 우리 아버지 세대와 비교하자면 우리 세대는 상당히 나약하다란 생각 많이 해봤거든요.

3. 아쉽게도 이 후속편은 작은 사회의 분열이라는 세계관의 확장을 이루었음에도, 그 집단의 의견이 갈리는 과정에 별다른 노력을 투자하지 않았어요. 증거를 조작한 형사의 아들이나, 자신들을 납치해 온 사람과 같은 암세포를 그 공간에 박아두었으면서도 분열은 그저 힘에 의존하는 한 캐릭터의 광기 때문에 이루어집니다. 이런 부분은 식상할 뿐만 아니라, 영화가 가져야 했던 의미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뭐 전편도 마찬가지였을까나.

4. 영화는 처음 5분 관객을 화끈하게 휘어잡는데 성공합니다. 희생자의 시선에서부터 이어지는 살풍경한 모습, 자신의 눈에서 열쇠를 찾아야하는 게임설정에 이리저리 빙글 돌리는 카메라까지, 상당한 관심을 붙잡아 놓는 썩 잘 된 오프닝이었죠. 다만, 영화의 진행은 조금 느슨할 수도 있어요. 전편보다 늘어난 사람의 수만큼, 볼거리는 많아졌지만 팽팽한 긴장감은 줄어들었거든요. 뮤직비디오를 찍듯이 카메라만 계속 돌려댄다고 긴장감을 제고하는건 아니라는 사실은 알아야 할 것 같아보였어요.
종합적으로 결론짓자면 몇 가지 아쉬운 점은 있음에도 이 작품은 꽤 볼만한 속편이라고 생각합니다. 재미는 모든 것을 용서하게 만들거든요. 어차피 쏘우2를 보면서 인생의 의미를 찾고 싶었던 분이야 없었을테고.
근래 들어 감상했던 공포영화의 속편 중 이만큼 만족해본 적은 없었던 것 같네요.


덧 1. LGF의 호러작품을 근래 많이 본 것 같네요. 쏘우2에 호스텔. 기억은 안나지만 어쨌든.

덧 2. NKOB의 그 분, 낯익다 싶었는데 역시 알아볼 수는 없더군요.

덧 3. 과연 Jigsaw만큼의 카리스마를 후속작에서 기대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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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AW 2 (2005) 2006/05/08 19:06 #

    1편의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너무 강한 덕분에 2편을 보는 동안 '1편 흉내내다 끝나면 안되는데'라는 생각으로 내내 불안했다. 그러나 1편과는 전혀(?) 다른 반전 덕분에 아주 기분 좋게 마무리 할 수 있었다. [#M_약간의 스포일러...|다시 닫기..| 짧고 굵기만으로는 양들의 침묵에서의 교차 편집보다는 떨어지지만 그 아이디어가 아주 마음에 든다 (교차편집을 장소가 아닌 시차에 (잘)써먹은 영화가 또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덕분에 말도 안되는 ..... more

덧글

  • jjay 2006/04/25 12:36 # 답글

    왜 저는 계속 자는 걸까요. 1편,2편 전부 다;;;
  • 디노 2006/04/25 12:49 # 답글

    이상하게 자꾸만 안보게 되는 영화랄까요..ㅠ_ㅠ 아직은 볼때가 아니였던건지.. 리뷰를 볼때마다 다음엔 이걸 봐야지 하면서; 미루게 된 영화가 쏘우였는데.. 음.. 시험도 끝났으니 날잡아 봐야겠어요+ㅁ +
  • 가이우스 2006/04/25 13:04 # 답글

    이상하게 못보는 영화가 바로 쏘우 입니다.
    메멘토와 함께 봐야지 봐야지 하면서도 이상하게 인연이 없군요
    이런류의 영화를 좋아하는데도
  • 雅人知吾 2006/04/25 13:15 # 답글

    NKOB = 남궁옥분 인가요?
  • 너털도사 2006/04/25 14:16 # 답글

    이미 헐리우드는 짜집기 영화판이 된 듯 합니다.. 무슨 영화인지는 몰라도 비슷하다.. 본 것 같다라는 느낌이 강하거든요...
    허나 말씀데로 속편 치고는 잘 만든 것 같아요..
  • ArborDay 2006/04/25 16:58 # 답글

    jjay님/ 글쎄요. 저로서는 이해를 할 수가. ^^;;

    디노님/ 닉네임이 귀엽게 짧아지셨어요. 참고로 제 주위분들 중에서는 여자분일수록 쏘우2를 좋아하는 경향이 있더군요.

    가이우스님/ 저도 메멘토는 참 고생하다가 봤습니다. 좋아하는데도 말이죠.
    언젠가 인연이 닿으면 그 때 봐주시면 됩니다.

    雅人知吾님/ 넵. 뉴키즈온더블록입니다.

    너털도사님/ 네. 어디선가 본듯한 장면들이 확실히 많죠. 당연할지도 모르겠네요. 워낙 많이 만들어졌고, 워낙 많이들 봤으니까요.
  • 써머즈 2006/04/25 17:53 # 삭제 답글

    1편은 봤습니다. 좀 거칠긴 하지만 재치있는 작품이었어요. 2편은 아직(?) 못봤습니다. 3편도 나온다니 제작비 대비 흥행력이 꽤 괜찮은가봐요. ^^
  • 몽중인 2006/04/25 19:54 # 삭제 답글

    <데스티네이션2>에 비하면 정말 모범적인 속편이었습니다. 머리 굴리느라 정말 피곤했을텐데 말이죠, ^^
  • Sendoh 2006/04/25 21:16 # 답글

    쏘우라는 영화는 보지 않았지만.. 전 제가 개인적으로 속편으로 잘 만든 공포영화는 사탄의 인형2라고 생각합니다. 생뚱맞게 딴 영화 얘기하죠? ^^;
    쏘우를 안봐서.. ㅠ.ㅠ 웬만한 공포영화 속편은 다 봤지만 대부분은
    전편보다 못한 속편이더라고요. 하지만 사탄의 인형2는 정말 재밌게 봤었던 기억이.. 나네요. ㅋㅋ
  • ArborDay 2006/04/25 22:40 # 답글

    써머즈님/ 그렇죠. 첫주말에만 제작비의 8배를 뽑아냈거든요. 1은 무려 50배 이상의 수익을 올렸구요.

    몽중인님/ 넵. 데스티네이션은 솔직히 더 나올게 없어 보였어요. 그리고 뚜껑을 열어봐도 마찬가지였구요.

    Sendoh님/ 사탄의 인형 2는 그래도 제법 괜찮았었죠. 오래전이지만. ^^
  • philip 2006/04/25 23:17 # 답글

    저는 순전히 뉴키즈온더블록의 도니 월버그 때문에 봤죠. :)
    [식스 센스]에서의 초췌한 모습에 워낙 충격을 받았고, [드림 캐처-이거 꽤 좋아하는 영화랍니다.^^]에서도 예사롭지 않은 모습으로 등장했기 때문에
    [쏘우2]에서는 무척 멋지게 나온 걸로 느꼈어요.

    쏘우 - 같은 영화는 볼 때는 긴장감 크고 잔인한 장면에서 눈도 가리고 여러 모로 힘들긴 하지만, 나중에 후유증이 없어서 괜찮은 편이에요. 역시 오컬트 영화가 두고두고 무서워요.
  • 미르안 2006/04/25 23:18 # 답글

    쏘우와 쏘우2..
    제가 스릴러물의 길로 빠져들게 하고, 또 이 이글루와 연계되게한
    계기가된 작품.
  • ArborDay 2006/04/25 23:41 # 답글

    philip님/ 네. 괜찮은 역이었던 것 같습니다. 역시 오컬트가 두고두고 무섭죠. 특히 요즘의 한 추세인 '생활속의 공포'를 다룬 오컬트물. ^^

    미르안님/ 아. 사연있는 작품이네요.
  • 숏다리코뿔소 2006/04/26 00:10 # 답글

    저는 잔인해서 얼굴을 찡그리게 되더군요;; 역시 저는 그로스한 장면들이 나오는 영화는 쥐약인듯...
  • ArborDay 2006/04/26 01:59 # 답글

    숏다리코뿔소님/ 그렇게 잔인했나요? ^^;;
    그런데 그로스가 뭔가요? 첨 듣는 말 같은데.
  • 김응일 2006/04/26 02:39 # 답글

    음.. 조만간 봐야겠군요.. 제 개인적인 영화보기 습관을(남들 다 볼 때 못보고 꼭 뒷북치는..) 좀 바꿔야겠습니다. 괜히 논란(?) 혹은 주목을 받는 영화들은 일부러 미뤄진다는 ㅡ.ㅡ;; 소심해서 그런가?? ^^
  • ArborDay 2006/04/26 14:26 # 답글

    김응일님/ 후후후. 따지고 보면 저도 꽤 뒷북을 치는 편이죠.
    어둠을 피하려다보니 어쩔 수 없는 결과이기도 하지만, 저도 논란의 중심에 서긴 싫다구요. ^^
  • 아우라 2006/04/26 14:38 # 답글

    보려했는데 아직 못봤고 언젠가는 볼 예정이기에 내용은 일단 패스...^^;;
  • ArborDay 2006/04/26 14:50 # 답글

    아우라님/ 아우라님의 바쁜 스케쥴에 과연 언제쯤 보시게 될른지. ^^
  • marlowe 2006/04/26 14:55 # 답글

    전 저런 영화는 무서워서 못 보겠어요.
    제가 본 가장 무서운 영화 포스터이더군요. (어릴 적에 손톱을 다친 적이 있어서요.)
  • 2006/04/26 15:38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ArborDay 2006/04/26 16:03 # 답글

    marlowe님/ 손톱은 저도 다친 적이 있어요.
    그래서 지워지지 않는 흉터를 가지고 있기도 하죠.
    제가 본 공포영화 포스터 중에서는 가장 감각적인 편이 아닐까란 생각이 드는데. 심플하고. 소름끼치고.

    비공개님/ 쿠쿠쿠. 독설가.
  • 미디어몹 2006/04/27 17:34 # 삭제 답글

    arborday님의 상기 포스트가 미디어몹에 링크되었습니다.
  • ArborDay 2006/04/27 20:20 # 답글

    미디어몹님/ 감사드려요. ^^
  • funny4u 2006/05/08 19:06 # 삭제 답글

    저도 아주 재미있게 봤습니다. 1편과는 다른 방식의 반전이 아주 마음에 들었답니다. (트랙백 날리고 갑니다)
  • ArborDay 2006/05/08 21:03 # 답글

    funny4u님/ 트랙백 감사드립니다. 저 역시 아주 재미있었어요.
  • Annies 2006/05/14 15:02 # 답글

    직소역의 토빈벨 씨께서 2006 MTV MOVIE AWARD BEST VILLIAN (최고의 악당) 후보 5명중에 한명이 되셨더군요^^
  • ArborDay 2006/05/14 18:41 # 답글

    Annies님/ 어떻게하면 Annies님처럼 한 영화(시리즈)에 박식할 수 있을까요?
    대단하십니다. ^^
  • Annies 2006/05/14 19:26 # 답글

    아; 그건 어제까지 모르고있었는데 지나치다가 잠깐 얻은 정보입니다.아직 제대로 투표도 못한; 그리고 한 시리즈에 박식하기보단 사실 여러작품에 두루 박식한게 좋지요.그래도 쏘우 시리즈의 분위기에 흠뻑 빠지다보니 이것저것 찾게 되더군요; 그래서 예전에 스크림 시리즈에도 굉장히 빠져든 적이 있었지요;그때 스크림의 각본명이 Scary movie 라는 것도 알고.... 심화학습은 언제나 즐거운것 같습니다 쿨럭;
  • ArborDay 2006/05/15 16:54 # 답글

    Annies님/ 후후후. 그렇군요. '스크림' 시리즈도 빠져볼만 했습죠.
  • seimei 2006/06/18 00:30 # 삭제 답글

    아, 전 이거 좀 실망이었는데요...차라리 피 화끈하게 튀기는 호스텔이 나았어요.

    ....호스텔 같은 걸 보고 있다니 정신이 나간거 아닐까요!
  • ArborDay 2006/06/18 14:24 # 답글

    seimei님/ 역시 사람 나름이네요. 전 호스텔이 정말 시간 아까웠답니다.
    뭐 정신이 나갔다고 할 것 까지야 있나요. 전 더 심한 영화들도 좋아하는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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